오스트리아 멜크
오스트리아 멜크
도나우강에서 바라본 전경의 아름다운 멜크수도원 Melk Abbey (장미의 이름 Der Name
Der Rose)촬영지로 유명한 장소이다 영어이름 (The Name ofthe Rose)
수도원의 안 모든 장식이 화려하다.
멜크 수도원의 전경
금으로 도금된 오스트리아 멜크 수도원
1980년 발표된 이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1987년 장 자크 아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다시 주목을 받았던 작품 <장미의 이름>의 이름의 주인공은 윌리엄 수도사와 젊은 수사 아드소다.(영화에서는 숀 코네리와 크리스챤 슬레이터가 두 사람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장미의 이름>에는 또 다른 주인공이 있다. 바로 무대가 되는 수도원 자체다. <장미의 이름>에서 수도원은 단순한 무대가 아니라, 사건을 발생시키는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주인공 같은 존재로 보는 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바로 이 수도원이 오스트리아의 멜크 수도원이다. 소설의 화자인 아드소는 그렇게 큰 수도원 건물을 이전에도 이후에도 본 적이 없노라고 말하며, 웅장하고 화려하지만 한편으로 ‘거북살스럽고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설이나 영화가 아닌 현실의 멜크 수도원은 어떨까?
멜크 수도원은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약 80킬로미터 떨어진 작은 도시(멜크)에 있다. 1089년에 세워졌지만 현재의 건물은 18세기에 대대적인 개축을 한 것이다. 따라서 14세기를 배경으로 했던 <장미의 이름>에서 말하는 중세적인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멜크 수도원은 유럽 최대의 바로크 양식 건물로 꼽힌다. 그러므로 중세적인 분위기는 아니더라도 아드소가 느꼈던 웅장함과 화려함은 그대로다. 높은 언덕 위에서 다뉴브 강과 도시를 내려다보며 견고한 요새처럼 버티고
있다.
6월이면 장미가 흐드러지게 핀다는 정원도 바로크 양식으로 정갈하게 꾸며져 있다.
수도원의 내부는 외부보다 더 화려하고 웅장하다. 높은 천장, 걸작으로 꼽히는 색색의 프레스코화, 번쩍이는 성배, 금박을 입힌 기둥, 정교한 장식들……화려함에 눈이 부실 정도다. 움베르토 에코에게 영감을 주었던 장서관은 특히 눈길을 끈다. 벽을 온통 메우며 천장까지 책이 쌓인 장서관은 갈색 나무 책장에 책도 대부분 갈색이나 붉은색 표지여서 온통 불그레한 갈색 천지다. 희귀 필사본을 비롯해 10만 여권의 장서를 보관하고 있는 곳으로 수도원 건설 초기부터 명성이 높았던 곳이다.
전체적으로 멜크 수도원은 아드소가 말한 웅장함과 화려함은 갖췄지만, 거북살스럽거나 두려운 분위기는 없이 평화롭다. <장미의 이름>에서 드러나는 긴장감이 없어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장미가 흐드러진 정원, 눈부시게 화려한 내부 장식, 멀리 보이는 다뉴브 강과 멜크 시내의 포근한 풍경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10세기말부터 12세기 초까지 바벤베르크 왕조의 수도였던 멜크 시내에도 고대의 성벽과 르네상스 시대의 성, 400년 된 빵집 건물 등 유서 깊은 건물이며 볼거리들이 많다. 수도원만 보고 발길을 돌리지 말고, 작지만 역사 깊은 도시 멜크도 찬찬히 둘러보도록 하자.